장항준 신작 ‘왕과 사는 남자’ 속 이선균 이름 포착

 장항준 감독의 신작 ‘왕과 사는 남자’가 상영을 마친 뒤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에서 뜻밖의 이름이 포착되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인스타그램에는 영화 제작진이 특별히 감사를 전하는 명단 속에 ‘이선균’이라는 이름이 명시된 사진이 공유되었다. 해당 사진은 영화관 스크린을 직접 촬영한 것으로, ‘제작진은 다음 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라는 정중한 문구 바로 아래 고인의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비록 제작사 측의 공식적인 확인 절차는 거치지 않았으나, 대중은 이를 장 감독이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전하는 애틋한 헌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추측이 설득력을 얻는 배경에는 장항준 감독과 고 이선균의 남달랐던 인연이 자리 잡고 있다. 두 사람은 연예계에서도 손꼽히는 막역한 사이로,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격의 없는 우정을 과시해 왔다. tvN 예능 ‘아주 사적인 동남아’에서는 캄보디아 여행기를 함께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냈고, 장 감독의 개인 유튜브 채널 ‘넌 감독이었어’에도 고인이 게스트로 출연해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또한 장 감독의 영화 ‘리바운드’ 홍보 현장에도 고인이 동행하는 등 사석과 공석을 가리지 않고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관계였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이번 크레딧 언급이 장항준 감독 특유의 섬세한 배려이자 동료를 향한 예우라고 평가하고 있다. 장 감독은 평소에도 주변 지인들을 챙기는 마음씨가 따뜻하기로 유명한데, 자신의 신작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고인이 보여주었던 응원이나 생전의 교감을 잊지 않고 기록으로 남겼을 가능성이 크다.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이 마주한 그 짧은 이름 세 글자는 단순한 텍스트 이상의 무게감을 지니며, 고인을 그리워하는 많은 이들에게 뭉클한 감동과 함께 깊은 여운을 선사하고 있다.

 

고 이선균은 지난 2023년 12월 27일, 향년 48세라는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하며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사망 전 그는 마약 투약 혐의로 세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실제로 간이 시약 검사는 물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도 모두 음성 판정이 나오며 객관적인 물증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의 압박과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한 그는 세 번째 소환 조사 직후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고인의 비보 이후 영화계는 큰 슬픔에 잠겼으며 그가 남긴 유작들에 대한 재평가와 추모 열기가 이어졌다. 특히 이번 장항준 감독의 영화 크레딧 사건은 고인이 떠난 지 1년여가 지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료 예술가들의 가슴 속에 그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되었다. 온라인상에서는 해당 크레딧 사진이 공유될 때마다 고인의 명복을 비는 댓글과 함께, 끝까지 친구의 이름을 챙긴 장 감독의 의리에 박수를 보내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는 현재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으며, 영화의 작품성만큼이나 엔딩 크레딧에 담긴 숨은 사연이 관람객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영화를 관람한 이들은 자막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고인의 이름을 확인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다. 스크린 위로 흐르는 ‘이선균’이라는 이름은 그가 우리 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연기와 인연들이 여전히 한국 영화계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음을 증명하며 조용히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