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의 독설, KIA 깨운 3점포와 리더십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포수 김태군이 부상 복귀와 동시에 팀의 체질 개선을 선언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태군은 지난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2회초 승기를 잡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12-3 대승을 견인했다. 지난 2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그는 복귀하자마자 공수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KIA가 최근 겪었던 루징 시리즈의 늪에서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날 경기에서 김태군의 활약은 기록지에 남은 수치 그 이상이었다. 그는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이 경기 도중 빗맞은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자 직접 마운드에 올라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김태군은 네일에게 "짜증을 내는 순간 너는 그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선수"라며 에이스다운 품격을 지킬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외국인 투수의 흔들리는 멘탈을 다잡기 위해 동료로서 아픈 곳을 찌르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김태군의 소신 발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재활 기간 TV로 지켜본 팀의 모습에 대해 "경기가 안 풀릴 때일수록 선수들의 표정이나 행동이 과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내일 하면 되지'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라며, 안 될 때일수록 본성을 조심하고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공백 기간 고군분투했던 후배 포수 한준수에 대해서도 애정 어린 독설을 잊지 않았다. 체력 저하로 고전했다는 평가에 대해 김태군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해야 한다"며 본인은 신인 시절 144경기를 모두 소화했던 경험을 언급했다. 힘든 과정 속에서도 얻어가는 것이 있어야 하며,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것이 프로의 자세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태군의 복귀가 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는 물론 공격에서도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려주는 베테랑의 존재가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네일 역시 경기 후 김태군의 리드에 전적인 신뢰를 보내며, 위기 상황에서 포수의 사인대로 던진 것이 6이닝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KIA는 김태군의 합류 이후 공수 양면에서 짜임새를 되찾으며 다시 위닝 시리즈를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카메라 앞에서의 가식적인 조언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김태군의 철학은 팀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안방마님'의 묵직한 메시지가 KIA의 하반기 질주에 어떤 기폭제가 될지 팬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