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 태극기 두른 손흥민의 '눈물의 고백'

 2024-2025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무관의 설움'을 털어낸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32)이 감격에 젖은 눈으로 우승 소감을 전했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 출전 대신 후반 22분 히샬리송과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주장 완장을 찬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팀을 대표해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유럽 무대 진출 이후 무려 15시즌 만에 꿈에 그리던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토트넘 역시 2007-2008 리그컵 이후 17년 만의 우승이라는 긴 갈증을 해소했다.

 

경기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허리에 태극기를 두른 손흥민은 "네! 오늘만큼은 저도 레전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17년 동안 아무도 못 해낸 것을 해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 함께 즐기고 축하합시다"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트로피를 들어 올린 소감을 묻자 손흥민은 "정말 놀라운 기분이다.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현실이 됐다"며 "꿈이 진짜로 이뤄졌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고 감격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부진한 성적으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손흥민도 주장으로서 많은 비판과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감독님이 많은 압박과 비판을 받았고, 나 역시 주장으로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시즌 전체를 보면 항상 힘든 순간도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있었다"며 "나는 항상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했고, 조언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운이 좋았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우승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는 "부담감을 크게 느꼈다. 정말 간절히 원했다"며 "지난 일주일 동안 매일 밤 이번 경기를 꿈꿨다. 항상 같은 장면, 같은 꿈이었다. 이제 드디어 현실이 됐고 오늘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또한 "오늘은 모두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축하하는 날이다. 모두에게 잊히지 않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아마 내일 비행기를 놓칠지도 모르겠다"고 유쾌하게 덧붙였다.

 

손흥민은 한국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어서 기쁘다"며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부터 가족처럼 응원해 주신 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한 것에 대해서는 "챔피언스리그는 항상 세계 최고의 팀들과 겨룰 수 있는 무대라서 정말 기대된다.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우승으로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장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토트넘의 17년 무관 징크스를 깨뜨린 손흥민의 리더십은 이제 클럽의 전설로 영원히 기억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