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의 반란, 4인 반대표에 쪼개진 연준 리더십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연 3.50~3.75% 수준에서 묶어두기로 결정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정책 방향을 둘러싼 극심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점은 금리 동결이라는 결론보다 성명서 내용에 반대한 위원이 무려 4명이나 쏟아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30여 년 만에 최다 기록으로,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과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연준 내부의 결속력이 사실상 와해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반대표를 던진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연준 내부에 흐르는 복잡한 기류가 고스란히 읽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측근으로 분류되는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홀로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백악관의 금리 인하 압박을 대변하는 행보를 보였다. 반면 베스 하맥,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등 지역 연은 총재 출신 이사 3인은 금리 동결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완화 편향' 문구를 성명에 포함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하며 긴축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맞섰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이러한 소수의견의 분출이 단순한 정책 토론을 넘어 차기 의장에 대한 집단적인 경고의 성격이 짙다고 해석했다. 특히 지역 연은 총재 3인방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문구 삭제를 요구한 것은, 지정학적 위기로 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성급한 완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데이터에 근거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며,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는 연준의 독립성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투표로 보여준 셈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퇴임을 앞두고 직면한 '분열된 연준'이라는 비판에 대해 이례적인 상황임을 인정하면서도 민주적인 토론의 과정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이라는 거대한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쿼터백 교체를 앞둔 미식축구 팀에 비유하며, 새로운 리더인 케빈 워시 차기 의장 후보자가 부임하더라도 기존 선수들이 순순히 그의 지휘에 따르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전조 증상이라고 진술했다.

리더십 교체기라는 시점상의 특수성은 연준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상원 인준을 앞둔 케빈 워시 후보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번 회의에서 드러난 내부 반발 기류를 잠재워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여기에 파월 의장이 임기 종료 후에도 연준 본부 개보수 관련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신구 권력이 공존하는 불편한 구도가 형성됐다. 파월 의장은 자신의 잔류가 독립성 보장을 위한 방패막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차기 의장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연준은 다음 달 중순 케빈 워시 체제의 출범을 앞두고 정책적 혼선과 인적 갈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이란 전쟁의 향방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통화 정책 개입 시도가 맞물리면서, 세계 경제의 조타수 역할을 해야 할 연준의 항로가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시장은 이제 분열된 위원들의 목소리가 다음 달 첫 취임 일성에서 어떻게 조율될지, 그리고 파월의 잔류가 연준의 독립성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를 예의주시하며 숨을 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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