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묵은 과자가 미국을 사로잡다... 바나나킥의 기적적인 역주행

식품업계에 따르면 바나나킥의 4월 미국 수출량이 전월 대비 69%나 급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매출이 40% 이상 증가했으며, GS25에서는 일부 매장에서 품절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인기 급상승의 배경에는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영향력이 결정적이었다. 제니가 지난 3월 미국의 유명 토크쇼에 출연해 가장 좋아하는 과자로 바나나킥을 언급한 것이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호재를 맞은 농심은 스낵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킥' 시리즈의 후속 제품인 '메론킥'을 국내에 먼저 출시한 후, 하반기부터는 바나나킥과 메론킥으로 미국, 일본,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농심은 지난 4월 로스앤젤레스(LA)에 오픈한 디저트 카페 '노티드'와의 협업을 통해 '바나나킥 크림 도넛'과 '바나나킥 크림 라떼' 등 현지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노티드 해외 1호점은 개점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3만 명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그동안 농심의 스낵류 수출은 라면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기준 스낵류 수출액은 290억원으로, 2467억원에 달하는 라면 수출액의 약 10분의 1에 불과했다. 스낵 시장은 현지 경쟁이 치열해 수출 확대가 쉽지 않은 품목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농심은 바나나킥의 인기에 힘입어 2분기부터 스낵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분기에는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하는 스낵 매출이 1015억원으로 11.1% 감소했지만, 바나나킥 흥행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2분기부터 가파른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심은 최근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스낵 사업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농심 측은 "글로벌 가공식품 시장에서 스낵 분야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면서 "스낵을 '제2의 코어사업'으로 삼고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바나나킥의 해외 인기는 K-푸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농심이 라면에 치중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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